*본문의 설정은 실제와는 무관합니다. “싫어요, 안 먹을 거야!” “나도! 안 먹어요!” 리즈와 레이가 결의를 담아 외쳤다. 수저가 밥그릇에 부딪치는 소리도 멎고, 에끌을 쓰다듬던 원영의 손길도 멎고, 거기에 따르는 방울소리도 멎고, 모두의 숨도 멎었다. 아직 따뜻한 떡볶이가 급격히 식어가는 듯했다. 시작은 유진이 동생들을 위해 떡볶이를 만들어주겠다 호언장...
이랑의 정규 3집 <늑대가 나타났다>는 충격적인 앨범이다. 이런저런 공연과 선공개곡을 포함하여 이미 알던 곡을 포함해도 이 감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곡이 그 자체로 한 편의 의미있는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각 곡들에 즐기고 비평할 거리가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타이틀곡인 [늑대가 나타났다]가 대표적이며, 이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 보고 ...
정우는 인디음악 레이블인 '씨티알싸운드' 소속 싱어송라이터다. 2019년 9월에 첫 정규 앨범 [여섯 번째 토요일]을 냈고, 지금까지 각종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했으며, 이외에도 각종 공연으로 음악을 계속하고 있다. 이 글은 정규 1집 이후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든 정우의 음악적 행보를 짚어보려는 시도이다. 돌아가, 사랑을 주고받았던 그날의 밤 [여섯 번째 ...
클럽 ‘네스트나다’를 비롯한 홍대 인근 라이브클럽에서 일방적인 공연 중단이 집행되고 일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마포구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에 별다른 언급이 없다. 자신들은 홈페이지에 관련 공지를 이미 했으며(안 했다),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공연장, 아티스트, 관객들의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그 근거는 지난해 12월, 종로 ‘파고다타운’ 발 집단감염 이...
오늘, 간만에 클라이밍장을 찾았다. 역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갔다. 개찰구를 찍고 떠나기 전, 잠깐 바라보고 출구로 나갔다. 선생님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얼마 전 함께 마주친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가까스로 대충 반응하며 넘겼다. 클라이밍은 어려웠다. 나는 근육이 줄었고, 살이 쪘고, 굳은살이 말랑해졌다. 그래도 그건 참 신기했지. 그만두기 직...
이제는 조금이나마 '바드'를 풀어놓아도 될 것 같다. 아일랜드에 대한 내 호감은, 굳이 따지자면 매우 파편적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보았던 신랄한 풍자, 식민지 경험에 대한 공감, <아일랜드>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스치며 들었던 ‘Danny Boy’ 멜로디에 매료되었던 경험, 1학년 때 수강한 드로잉 수업...
얼마전 아침, 이 아닌 오후부터 페미니즘을 공부해봤노라 하는 사람이 네이버 댓글로 뇌피셜을 늘어놓는 걸 봐 버렸다. 울스턴크래프트, 식수, 버틀러 셋으로 페미니즘을 요약해놓고는 이상하게 이해한 논지로 허수아비를 패더라. 여하튼 그게 무슨 사이다 모음으로 캡쳐돼서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에 떠 있는 걸 보고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데, 이참에 최근에 하는 생각들을...
이번에도 크게 잘못했다.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너와 함께 가다가 친구들이 나를 발견한 순간 너를 두고 빠르게 달려가버렸다. 잠깐 인사하고 뒤를 돌아보니 너는 오던 길을 뒤돌아 가고 있었다. 나는 친구들과 네가 서로 인사하도록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와 미리 인사하고 보내지도 않았다. 너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황망히 친구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돌아서...
페북 글 바로 퍼왔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93431&no=2&weekday=thu 네이버 웹툰 <계룡선녀전>을 막 시작했고, 2화에서 여주인공이 나왔다. 주인공의 눈썹이 짙어서 그런지, 눈썹만 어떻게 하면 예쁠 거라는 댓글이 많았나보다. 베댓은 그런 식의 외모...
사랑하는 사람의 아픈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정말로 고통스럽다. 너의 아픔의 기억과 기록이 내게 전해져올 때에 나는 피부를 건너뛰어 안쪽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아리다. 과거의 너를 둘러싼 모든 악들에 고래고래 소리라도 치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소리질러도 들을 수 없고, 들리지 않는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진 폭력과 불의 앞에서 결국 나는 참담한 절망으로...
https://www.youtube.com/watch?v=FcZYh2D4OsQ 매년 겨울이 내려앉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올 때마다 뮤지컬 <RENT>를 본다. 에이즈의 공포가 만연한 세기말, 불확실한 미래와 몸 안의 죽음을 끌어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오늘을 살아나가는 보헤미안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잠깐 '렌트'한 삶 속에서 찬란하고도 처절...
https://www.youtube.com/watch?v=Ud_i5RX2cPY 생각지도 못했다. 아니, 생각하고 꿈꾸기는 했으나 수많은 망설임과 머뭇거림, 그리고 관계의 다채로움 속에 애써 묻어두곤 했다. 언제부터 변화가 일어난 걸까. 작지만 꾸준히 흩날리는 눈에 바닥이 조금씩 쌓이듯 연락이 늘어갔다. 그러다가 요 며칠 크게 바뀌었다. 하루하루를 끝없이 복...
읽고 생각하고 종종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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